쿨레인 스튜디오 아트디렉터이자 ‘그라플렉스(GRAFFLEX)’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 신동진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 보는 걸 좋아했는데, 거기서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다. 화가가 되고 싶다기보단 만화가가 되고 싶었고, 과학자가 꿈인 적도 있었다. 만화 ‘메칸더브이’를 만든 사람이 과학자인데 아마 그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전공 역시 디자인, 회화가 아닌 게임을 전공했고, 졸업하자마자 게임회사에 오래 다녔었다. 그러다 10년 전인 2007년도에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에 회사를 관두고, 소소하게 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당시 쿨레인 형이랑 둘 다 별볼일 없을 때인데, 만나면 서로 좋아하는 거 이야기하고 작업하다가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강의 중 학생들한테 “아트디렉터가 뭐예요?”, “아트디렉터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아트디렉터는 직업이 아니라 디렉팅을 할 수 있는 입장이 되는 거다. 회사에서는 어떤 직책이 있으면 해야 하는 일은 다 비슷하고, 주별, 월별, 분기별 연가마다 해야 하는 일이 있다. 아트디렉터는 그런 거랑 동떨어져 있다. 모든 프로젝트가 대부분 처음이고, 이를 순조롭게 진행시키기 위해 적합한 사람을 셀렉하고, 컨택하고, 이번 콘셉트와 어울리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 부분에서 늘 새로운 아티스트를 많이 서치하고 알아두는 편이다.
아티스트로서는 모든 것이 자유롭지만 괴리감 같은 건 있다. 예를 들면 커머셜 작업이 들어왔을 때 디자이너로서 작업하면 훨씬 페이를 많이 받는다. 모든 걸 클라이언트 입장에 맞춰서 노력하니까. 허나 아티스트로서의 협업은 기본적으로 페이가 적다. 대신 내 작품으로 나가는 거기 때문에 모든 요구사항을 들어주거나, 내 고집을 잘 꺾는 편이 아니다.
어린 시절 미국과 일본의 만화, 게임에 영향을 받았다. 카툰, 애니메이션의 주된 표현방식인 굵고 검은 라인을 도입, 세부 요소를 제거해서 대상의 특징을 간결하게 표현한다. 이는 대중매체에서 무의식적으로 인지되어 익숙해진 고양이 펠릭스, 미키마우스, 아톰과 슈퍼마리오 등의 이미지들을 새롭게 조합하고, 재해석해 나만의 독창적인 스타일로 보여준다.
사전 질문을 받고 고민 많이 했다. 나는 과연 배부른가?, 아님 고픈데 안 고픈 척 하는 건가. 5년 전보다는 물론 나아졌지만 버는 만큼 더 쓰게 되더라. 나도 돈 벌어서 호의호식 하고 싶지만, 그런 것보다는 작업을 하고, 개인전을 열 때 이전엔 쓸 수 없었던 부분에 더 신경 쓸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재능이 없는 친구들을 보면 희망을 줘야 맞는 건지 고민이 많이 된다. 기본적으로 작품이 괜찮아야 한다. 그리고 자기가 아티스트로서 일을 하는지, 디자이너로서 이 일을 하는지 생각해보고, 기준을 잘 정해놓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면, 주변 친구가 별거 아닌 일을 했는데 돈을 더 많이 받는 경우, 기분이 나쁘다. 그건 내가 이런 일을 했을 때 이만큼 받으면 된다는 기준이 없어서 그렇다. 회사나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나한테 왜 이 일을 주는지 이해하고, 지나가는 페이지에 조그만 홍보인지, 이벤트나 행사를 위한 건지 그럼 돈을 얼마 더 받는다든지 등. 이런 부분에서 이해도를 갖고 한다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